모처럼 사람 구실을 하다 권영상 동네 산을 오를 때마다 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산 입구에서 100여 미터 걸어 오르는 도중에서 만나는 편백나무다. 사람으로서 차마 그 앞을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죄스러웠다. 그 때마다 나는 속으로 미안하구나! 그 말을 했다.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한창 성장하는 편백나무다. 늠름한 그 나무에겐 생을 잃을지도 모를 아픈 상처가 있다. 다들 무심히 지나치고 만다면 아픔에 시달리다 종국에는 고사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든 실수 때문이다. 언제 어떤 일로 누가 저 나무 허리에 저렇게도 팽팽하게 로프를 묶어 놓았는지 알 수 없다. 모르기는 해도 그 나무와 길 건너 이쪽 어느 나무에 현수막이 걸렸던 듯하다. ‘산불 조심’ 아니면 ‘숲을 지킵시다’, ‘산사랑 나무 사랑’ 따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