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를 보내는 사람 권영상 그분이 꽃씨 편지를 보내왔다. 하얀 편지 봉투를 여니, 그 안에 관공서에서 쓰는 질기고 얇은 노란 봉투가 또 나오고, 그 안에 눈에 익는 접시꽃 꽃 씨앗 십여 개가 들어 있다. 6.7년 전, 그때 그분으로부터 직접 받아본 그 꽃씨다. 그때 나는 그 접시꽃 씨를 안성 마당가에 심어놓고 여름 한철 그 꽃의 소박한 매력에 젖은 적이 있다. 첫해는 꽃이 피지 않고 그 이듬해부터 꽃이 핀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꽃씨 봉투를 기울여 손바닥에 꽃씨를 받는다. 흔하다면 흔하고 수수하다면 수수한 꽃씨다. 무엇보다 이걸 주변 사람에게 보낼 줄 아시는 그분 마음이 고맙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이걸 이렇게 보내는 일이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그러려면 어느 날 꽃씨를 받고, 햇볕에 말리고, 문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