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애물단지들 권영상 일을 보고 오후 4시쯤 전철에 올랐다. 멀쩡하던 날씨였는데, 한강을 건너면서부터 뜬금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빛을 보아 금방 그칠 비가 아니었다. “비 오네. 어쩌지.” 나는 괜스레 집에다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맞고 오든지. 아니면 출구에서 우산 하나 사들고 오든지.” 아내 답장이 돌아왔다. 급기야 전철은 내가 내려야할 역에 도착했고, 나는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갔다. 전철역으로 들어오는 이들이 빗물 떨어지는 우산을 들고 들어온다. 혹시, 하는 마음에 출구에 나와 사방을 둘러봤지만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 아내 말대로 출구 옆에 우산 파는 분이 있었고, 그분은 머뭇거리는 내 앞에 우산을 내밀었다. 하는 수 없이 우산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