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물 5

성큼

성큼 권영상 어느 날 꿈이 내게로 성큼 다가왔지. 나는 그때 성큼 아, 이거로구나! 하고 그 꿈을 받아 안았지. 처음이라 힘들었다면 힘들었을 뿐 나는 그 꿈을 위해 성큼, 성큼, 성큼, 앞으로 나아갔지. 비 끝에 불은 개울물처럼 힘차게. 들판을 지나는 풀 바람처럼 싱그럽게. 나를 보아! 내가 지금 성큼, 성큼 달라지고 있잖아. 이렇게 성큼! 2021년 46집

4월이 오면

4월이 오면 권영상 4월이 오면 마른 들판을 파랗게 색칠하는 보리처럼 나도 좀 달라져야지. 솜사탕처럼 벙그는 살구꽃 같이 나도 좀 꿈에 젖어 부풀어 봐야지. 봄비 내린 뒷날 개울을 마구 달리는 힘찬 개울물처럼 나도 좀 앞을 향해 달려봐야지. 오, 4월이 오면 좀 산뜻해져야지. 참나무 가지에 새로 돋는 속잎같이. 권영상 동시집 사계절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