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열매
권영상
여름이 오면
맴맴이라는 소리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다.
그 노래하는 열매는
이 숲의 나라 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려 맴맴 맴부랑 굵어간다.
그 맛은 달콤하게 익는 오디 맛이 아니라
귀가 먹먹할 정도로
짜르르르,
그에게서 푸른 파도소리가 난다.
여름방학이 오면
이 마을 어떤 아이들은 그물 아구리가 큰
장대를 들고 맴맴맴이라는
소리 열매를
살곰살곰 따러 다닌다.
<시와 소금>2023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