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이 빠진 컵
권영상
이 빠지면서
우유컵도 일자리를 옮겼다.
식탁을 떠나
춥고 바람 많은 베란다 창가로 나갔다.
그의 일은
한 줌 흙이 담긴 화분이 되어
어린 꽃을 키우는 것.
좀 춥기는 하지만
이 빠진 우유컵.
다행히 일자리를 얻었다.
<시와 동화>2021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