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내 몸에 낮달이 뜬다

권영상 2012. 6. 26. 13:10

 

내 몸에 낮달이 뜬다

                         권영상


개울가 모래밭에 누웠다.

모래밭에 물길을 내며

개울물이 쫑쫑쫑 내 귀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마른 땅이 젖듯

내 몸이 촉촉이 젖는다.

아주 오래 전 내 몸을 비집고

죽은 듯 숨어 살던 버들치.

우렁이 그리고

그 위를 날던 물총새.

그들이 파득파득 살아난다.

고요히 눈을 감는다.

개울물이 흘러가는 내 몸에

깊숙이 낮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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