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한 병 권영상 오랫동안 나가 있던 딸아이가 잠시 짬을 얻어 며칠 전에 귀국했다. 그래도 자식노릇 하느라 절약한 지갑을 털어 이것저것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이거 설탕이나 첨가물을 넣지 않은 100프로 카카오 초콜릿이에요. 아빠 혼자 드세요.” 초콜릿의 본 고장, 벨기에산 초콜릿이라며 두 봉지를 넣어왔다. 나는 그 말이 기특해 선뜻 그러마, 하고 받았다. 그러고 나니, 떠오르는 이가 있다. 안성 옆집에 사는 수원집 아저씨다. 지난해 늦가을이다. 수원집에 그집 큰아들 며느리가 한 달 쯤 혼자 와 있었다. 큰아들은 우리나라 기업 중국 지사에 근무하는데 거기서 얻은 중국인 며느리라 했다. 한국말도 익히고 한국문화도 익히라고 혼자 두고 갔단다. 가끔 안성에 내려가면 수원집 식구들 말소리가 창을 넘어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