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황을 저며 말리다 권영상 마루에 김장매트를 깔고 햇볕에 말릴 걸 내온다. 해마다 조금씩 심어온 생강과 기껏 네 개밖에 못 딴 모과와 올해 지인의 권유로 처음 심어본 강황이다. 집의 안이 동향이다 보니 구름 없는 아침이면 햇빛이 좋다. 그 볕이 아까워 해가 들기 무섭게 둥그런 매트를 펴고 그 위에 널고 말리고 걷어들이는 일을 한다. 그게 내 몫이다. 생강과 모과는 얇게 저며 말려 보았지만 강황은 처음이다. 처음인 만큼 그 빛이 새삼 놀랍고 예쁘다. 지난해 겨울이 들어설 때쯤 아내의 친구가 참 좋더라며 강황 알뿌리 십여 개를 보내왔다. 카레가루를 만든다는 그것은 손가락만치씩 작지만 꼭 토란을 닮았다. 생강을 심을 때, 그러니까 4월 중순 그 무렵, 강황도 심었다. 모양은 토란이지만 그게 올라와 잎을 피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