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잎 가을 선물 권영상 아내가 참여한 미술전이 끝났다. 작품을 회수해 온 아내가 선물이라며 전시작품 도록을 내밀었다. 전시장이 코앞인 데도 못 가봤다. 예상치 못한 독감에 걸렸다. 날마다 아침에는 8시에 산에 오르고, 밤에는 9시에 걷기 길에 올라 한 시간을 걷는다. 딴엔 그걸 커다란 운동이라 믿어선지 병원에 안 가고 지금 닷새를 버티고 있는 중이다. “잘 찾아봐. 당신에게 줄 가을 선물을 숨겨놨어!” 그제야 나는 책갈피에 삐죽 나온 가을 빛깔을 쏙 잡아당겼다. 빨갛게 익은 감잎 두 장이 나왔다. 순간 예술의 전당 마당에 서 있는 감나무들이 떠올랐고, 이 감잎은 그들의 가을 분신임을 알았다. 들여다 볼수록 가을이 곱다. 감잎을 만져보는 손끝이 촉촉하다. 가을물이 손끝에 묻어날 것만 같다. 감잎이 만들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