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리 2

연작시 <산수유꽃>

산수유꽃권영상1. 경사리 산수유분이야, 봄이 왔더레이. 경기도 광주군 백사면 경사1리, 643미터 원적산 산 아래 마을로 봄이 한창 왔더레이. 와도 참 억수로 왔더라. 소복히 사는 오십 호 쪼깐한 안마당과 비좁은 밭둑길, 밋밋한 산비탈로 와도 와도 참 오달지게도 왔더라. 전투 비행기가 마음먹고 탕, 던져버린 폭탄 있지 않느냐? 그 폭탄 터지느라 풍기는 독한 화약 연기처럼 산수유꽃 뭉게뭉게 마을을 덮었더레이. 향기는 또 얼마나 진하더냐 하면 말이다. 분이 네가 추운 독감으로 아스피린 먹고 밤 새워 어릿어릿하던 때 있었지? 그때 깜물 맡았다던 옛 일기장에 밴 매운 향기, 그 향기 같더라. 새삼 놀란 것은 봄이 와도 딴 데는 모두 두고 경사리만 딱 요렇게 골라오시는지, 몰라도 참말 모를 일이더레이.2. 산수유..

연작시, 산수유꽃

연작시 권영상 1. 경사리 산수유 분이야, 봄이 왔더레이. 경기도 광주군 백사면 경사1리, 643미터 원적산 산 아래 마을로 봄이 한창 왔더레이. 와도 참 억수로 왔더라. 소복히 사는 오십 호 쪼깐한 안마당과 비좁은 밭둑길, 밋밋한 산비탈로 와도 와도 참 오달지게도 왔더라. 전투 비행기가 마음먹고 탕, 던져버린 폭탄 있지 않느냐? 그 폭탄 터지느라 풍기는 독한 화약 연기처럼 산수유꽃 뭉게뭉게 마을을 덮었더레이. 향기는 또 얼마나 진하더냐 하면 말이다. 분이 네가 추운 독감으로 아스피린 먹고 밤 새워 어릿어릿하던 때 있었지? 그때 깜물 맡았다던 옛 일기장에 밴 매운 향기, 그 향기 같더라. 새삼 놀란 것은 봄이 와도 딴 데는 모두 두고 경사리만 딱 요렇게 골라오시는지, 몰라도 참말 모를 일이더레이.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