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동해안 작은 포구 사천

권영상 2014. 9. 9. 12:54

 

 

 

 

여기는 동해안 작은 포구 사천,

 

 

 

 

고향 강릉에 추석을 쇠러가는 길에 들렀지요.

영동고속도로가 끝나기 직전, 양양 속초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20여분 정도 달리면 북강릉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5분 거리에 작은 포구 사천이 있지요.

 

바다를 보면 입이 그리운 것.

싱싱한 한치 물회 한 그릇.

그날은 한치, 오징어가 동이 나

광어물회를 만들어 주었답니다. 

점심을 마치고 길 건너 바다로 나갔습니다.


 

 

 

 

 

 

우리와는 달리 바다에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어선,

그리고 축항에 붙은 게를 잡는다며 어구를 들고

무언가에 집중하는 아이.

빈 고무통 실린 리어커.

추석을 하루 앞둔 어촌의 풍경이 한가합니다.


 

 

 

 

조그마한 어촌과 달리 바다를 지배할 듯한 거대한 바위군.

영락대라고 합니다.

텀벙텀벙 바다로 걸어들어갈 것처럼

거석들이 위용을 부립니다.

바위 아래에는

 두 아이가 모래성을 쌓느라 분주합니다. 

 

 

 

 

 

 

 

 

 

 

 

 

 

바닷가 모랫벌에

길을 잃고

홀로 누워있는 멸치

한 마리

 

 

 

 

 

 

횟집으로 이어지는 호스 옆 빈 조가비들.

바람과 파도에 다 닳아버렸네요.

 

 

 

이름을 알 수 없는

바위섬.

 잔잔한 파도

 모래톱

물결소리

갈매기

한 바구니 가득

평화

 

 

 

 

 

 

 

 

 

스치고간 작은 발자국


 

 

말 안 듣는 아내와 말썽 부리는 딸

 

 

 

  • 만선의 깃발

 

 

  • 지금은 어구더미에 비스듬히 누워있지만
  • 언젠가는
  • 만선을 노래하며
  • 포구로 돌아오길 기원하며
  • 사천을 떠나 10분 거리에 있는
  • 고향집 초당으로 돌아갑니다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형  (0) 2014.09.14
펜실베니아의 익어가는 가을  (0) 2014.09.12
한가위 즐겁게 잘 보내세요  (0) 2014.09.05
낙서 천태만상  (0) 2014.09.05
선교장에서 보낸 한 자락 가을 여유  (0) 201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