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노랫말>
길
권영상
샘터에 가는 데도 길이 있고
바다에 가는 데도 길이 있다.
네게로 가는 데도 길이 있고
내게로 오는 데도 길이 있다.
아, 서로 서로에겐 길이 있다.
꽃바람
권영상
살구나무 가지 사이로
꽃바람 분다.
어럴럴 둥둥둥 꽃바람 분다.
빙그르르 빙그르르 빙그르르.
작년에도 그랬겠다
재작년에도.
봄 내음 곱게 흐르는
그 옛적에도
어럴럴 둥둥둥 꽃바람 불었겠다.
오솔길
권영상
오솔길을 따라 들꽃이 간다.
들풀꽃을 따라 나비가 간다.
나비를 따라 나폴나폴 바람이 간다.
바람을 따라 살금살금 내가 간다.
그믐밤에
권영상
달도 없는 그믐밤에 귀뚜라미가
초록별을 바라보며 보내는 신호
귀뚜르르 귀뚜르르 귀뚤귀뚤
가을이 간다간다 보내는 신호.
바람 없는 그믐밤에 초록별이
귀뚜라밀 향하여 보내는 눈짓
따르르르 따르르르 반짝반짝
겨울이 온다온다 보내는 눈짓
이 달콤한 꽃향기를
권영상
꽃들이 지면
아기로 태어난다 하지요.
아기의 몸에서 나는
꽃향기.
엄마가 무릎을 꿇고
지켜봤던 들꽃이
그 순간 엄마의 품안에서
아기로 자란다는 말,
정말인가 봐요.
그런 이유 말고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아기의 몸에서 나는
이 달콤한 꽃향기를.
울 마늘 지켜다오
권영상
아부지가 쾅쾅쾅 박으신 말뚝
마늘밭을 에워싸며 딱딱딱 섰다.
누렁이 똥개야 울 마늘 지켜다오.
불뚝소 황소야 너도 같이 지켜다오.
올 여름 마늘 팔면 우리 아픈 엄마
허리 병 뚝딱 낫게 해 드릴란다.
아부지가 땀흘려 매시는 이랑
마늘밭의 마늘들이 쑥쑥쑥 큰다.
누렁이 똥개야 울 아배 도와다오.
불뚝소 황소야 너도 같이 도와다오.
올 여름 마늘 팔아 여물콩 사면
네 양껏 후딱 먹게 해 줄구마.
산모롱이에서
권영상
산모롱이 타박타박 길을 가는데
오리나무 숲에서 찌르레기 운다.
우두커니 멈추어서 엿듣는 사이
새봄처럼 떠오르는 떠나간 친구
친구야, 가만가만 불러보지만
삐쭈삐쭈 대답 대신 찌르레기 운다.
수수밭에 부는 바람
권영상
수숫잎에 수수수수 바람이 분다.
수수밭에 숨어사는 깜장 고양이
깜짝 놀라 두 귀를 쫑긋 세운다.
바람이 그걸 알고 길을 바꾸어
딴 길로 수수수수 비켜서 간다.
'내동시 참깨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구경 (0) | 2013.03.01 |
---|---|
사과벌레랑 결혼했지 (0) | 2013.03.01 |
강물에 돌을 던지며 (0) | 2013.01.17 |
내 마음의 손 (0) | 2013.01.17 |
아무리 크면 뭐하겠어 (0) | 2013.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