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오늘을 수선해주세요

권영상 2024. 5. 23. 14:46

 

오늘을 수선해주세요

권영상

 

 

보내주신

소중한 오늘을

실수로 잘못 사용하였습니다.

너무 설레는 마음에

섣불리 다루다가 그만 망가뜨렸네요.

고쳐보려 애썼지만

망그러진 부분을

되돌려 놓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오래 전부터 바라던

그 미래라서

함부로 버릴 수 없군요.

새 것처럼 고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을 보내드립니다.

수선과 함께 연락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받으실 분, 시간을 수선하는 가게 오늘과 내일

 

 

권영상 동시집 <동시 백화점> 국민서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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