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비평

올해의 좋은 동시집, 선정

권영상 2021. 1. 9. 16:41

입력: 한국동시문학회 카페, 2020년 12월 31일

 

 

 

•제19회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심사평

 

60년 시력 변함없는 자세와 무궁무진한 소재의 다양성 돋보여

- 신현득 동시집 『동시의 눈 과 귀』, 제19회 ‘우리나라동시문학상’ 수상 작품집으로 뽑으며

 

제19회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수상 후보작은 모두 21권이었다. 후보 작품집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각 12권씩 뽑아 순위를 매겨 심사표를 제출해 달라는 사무국의 주문이 있었다. 사무국에서는 점수를 계산해 다시 10권의 심사표를 심사위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12월 30일 본심 화상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는 누가 심사위원인지 서로 알 수가 없었고, 화상이 열리고 나서야 서로를 알아봤다. 다시 추려진 10권을 놓고 심사위원 세 명은 화상 회의를 통해 한 시간 가량 심의를 했다. 그 결과, 신현득 동시집 『동시의 눈과 귀』를 제19회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수상 작품집으로 선정하는 데 합의했다.

 

사실 열 권 중 대여섯 권은 어느 동시집을 뽑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문학적 완성도가 높았다. 여러 각도에서 심의한 결과, 완성도는 높지만 첫동시집인 김순영 시인의 『열 살짜리 벽지』는 다음 작품집을 기대하기로 하고, 문학성과 소재와 시상의 신선함에 방점을 찍고 미래의 독자들이 공감하며 신인들에게 모델이 될 만한 작품집을 고르기로 했다.

 

권영상 시인의 『고양이와 나무』는 시적 깊이와 사유가 돋보이는 작품집이라는 점에 모두 동의했지만, 현 집행부 회장이라는 이유로 괄호 밖으로 뺄 수밖에 없었다.

오순택 시인의 『풀꽃과 악기』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리기 쉬운 자연 속의 풍경과 동식물에 대한 선명한 이미지와 섬세한 표현으로 답답한 독자의 마음을 참빗으로 빗어 가지런히 골라주는 느낌을 받았다.

문삼석 시인의 『몸 튼튼 마음 튼튼』은 시의 리듬감과 간결미가 무척 뛰어나다. 우리 몸 여러 기관의 기능에 대한 인식과 높은 관심을 새롭게 끌어낸 점이 돋보인다.

하청호 시인의 『나에게 우체국 하나 있네』는 시어의 새로운 시적 변용이 돋보이고 시적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이화주 시인의 『나는 생각 중이다』는 느낌표와 물음표로 그려낸 시인의 발상이 신선했고, 어린이들의 마음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며 두드리는 부분이 마음에 깊숙이 와 닿았다.

이수경(은겸) 시인의 『괜찮아 너는 너야』는 기승전결 구조가 탄탄하고, 시속 사투리가 주는 말맛이 살아있어 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고 평가했다.

여러 차례 논의한 결과, 신현득 시인의 서른일곱 번째 동시집 『동시의 눈 과 귀』를 수상 작품집으로 결정하는 데 마음을 모았다. 60년 시력으로 변함없는 시작 자세와 무궁무진한 소재의 다양성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동시의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시인들에게 모범이 되었다. 수상작으로 「손잡이 선생님」「번쩍이는 것만 보물은 아니군」「웃음도 말이다」 「벙어리 폭포」 「고맙지 않은 건 없군」 5편을 선정했다.

 

모쪼록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평생 동시 운동에 애오라지 몸과 마음을 바친 초창기 어려운 시대에 동시 운동의 선구자로서, 현대 동시 시인들의 스승으로서, 든든한 선배로서,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빈다.

 

―심사위원: 구옥순 신새별 유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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