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하나 가지고 싶다 권영상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할 때면 아파트를 보살펴 주는 분들이 마당을 쓴다. 집 밖을 나와 처음 만나는 분들이다. 안녕하세요? 나는 그분들에게 깍듯이 인사를 한다. 그분들도 비를 들고 잠시 내 인사를 받는다. 어렸을 땐 나도 매일 아침, 마당을 쓸었다. 아버지가 식전에 전답을 둘러보러 가시면 그 사이 나는 마당을 쓸었다. 손 위로 누님이 있었지만 어머니는 한결같이 내게 그 일을 시키셨다. 아침 마당을 여는 사람이 사내 아들이어야 한다는 게 어머니 지론이셨다. 농사를 짓는 농가의 마당이란 게 굉장히 크다. 보리든 벼든 콩이든 들깨든 모두 마당에 들여와 기계로 털었다. 그러니 마당은 집이 깔고 앉은 자리보다 더 컸다. 장마가 끝나면 마당은 상처투성이다. 마당이 험하면 타작이 어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