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권영상 “고장난 냉장고, 고장난 테레비 삽니다. 컴퓨터, 전화기, 가스렌지, 에어컨 삽니다. 고장난 시계, 고장 난 밥솥, 고장난 남편도 다 사드립니다. 차가 왔어요.” 그 말에 나는 아침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체 어떤 대범 무례한 장수길래 아침부터 그딴 소린지. 혹 그가 나를 집어갈까 싶어 빠끔히 창문을 연다. 바깥은 자옥한 안개 천국이다. 안개를 흔들며 성우 뺨치는 그럴싸한 목소리가 또다시 날아온다. 나는 대충 세수를 하고 아침을 준비한다. 꿀꿀한 날을 화창한 가을날로 확 바꾸어준다면 모를까. 나달나달한 나이를 산뜻하고 싱싱한 나이로 바꾸어 준다면 또 모를까 그냥 내다팔 것은 아직 없다. 식사를 마칠 즈음 바깥에서 또 마이크 소리가 울려온다. “그릇 장수가 국민 여러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