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출간한 동시집 <고양이와 나무>(상상출판사) 역시 2021년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책소개
어서 오세요, 날짜를 딱 맞춰서 오셨네요! 오늘 동시 백화점이 개업했거든요. 세상에 있었으면 하는 것 중 없는 것만 판매합니다. 진열된 상품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동시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실 겁니다. 모두 상상이 만들어 낸, 언젠가는 실현될지 모를 그날을 꿈꾸며 쓴 동시들이지요. 찬찬히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동시 하나 골라 가세요! 그럼 동시 백화점 안에서 오래오래 동시를 즐기기 바라며….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권영상아동문학가, 중고등학교 교사
강릉 초당마을에서 태어났다. <내별에는 퐁차가 있다>, <물오름 마을의 겨울눈>, <개미꼬비> 등 20여 권의 책을 냈고 한국동시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MBC 동화대상 등을 받은 바 있는 중견 작가. 현재 배문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강원일보 신춘문예와 소년중앙문학상에 당선. 동시집 《구방아, 목욕 가자》, 《도깨비가 없다고?》 등이 있으며 새싹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서평
볼거리, 먹거리, 놀 거리,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곳! 동시 백화점에서 동시 한 편 몰고 가세요~
일반 백화점에서는 팔지 않았던, 당신이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이 동시 백화점에는 있답니다. 먼저, 동시 백화점에 들어가면 안내 데스크가 있어요. 곰 아저씨가 세상 인자한 얼굴로 손님들을 친절히 맞이하지요. 궁금한 것,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마음 편히 물어보세요! 어디로 갈지 고민된다고요? 층별 안내를 살펴보면 된답니다! 한 층씩 소개해 드릴게요. 1층에는 슬픔을 위로하고 기쁨을 나누면 행복이 배가되는 ‘마음관’이 있어요. 동시 백화점에 용기 내어 발걸음을 들인 만큼 혼자 가기 힘들다면 불러 주세요. 동행해 주는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누군가의 속마음이 궁금할 때 들리기 좋은 아주 요긴한 가게도 있어요. 1층에서 가장 웃음이 나는 시 한 편을 소개할게요.
웃음을 팝니다. 우선 웃음 메뉴를 볼까요. / 2초 분량의 가벼운 미소가 있죠. / 꽃잎이 피어나듯 펑펑 터트리는 폭소가 있고 / 그믐달처럼 차가운 냉소가 있네요. / 단체로 사용하시기 딱 좋은 / 파안대소나 박장대소, 어떠신가요? / 어른들이 주로 찾는 / 고급 너털웃음도 준비되어 있고요. / 짤막한 코웃음은 /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지요. / 마지못해 웃어야 하는 참 딱한 분을 위해 / 헛웃음도 준비했습니다. 구매하시면 곧장 배달해 드려요. 「웃음 가게」 전문
2층은 ‘계절관’이에요. 봄·여름·가을·겨울 순서에 맞게 시들이 줄지어 나오지요. 사계절의 향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어요. 두더지 여행사는 독점 개발한 튤립 알뿌리 견학을 준비했지요. 두더지와 함께 플래시 달린 안전모를 쓰고 내려간다면 캄캄한 땅속도 환하게 둘러볼 수 있어요. 찌뿌둥한 아침이 싫다면 나팔꽃 가게에서 아침을 정기 구독해 보세요. 아침을 받는 순간, 나팔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트럼펫 소리가 들릴 거예요. 3층 ‘곤충관’에는 오늘도 바삐 움직이며 자신의 할 일을 해내는 작은 생명들이 가게를 꾸리고 있지요. 마치 곤충의 일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어요. 그들의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두 손 모아 그들을 응원하게 된답니다.
거품벌레네 북적북적 거품 가게가 나올 거네요. 접시 씻기용 거품부터 / 세탁용 큰 거품까지. / 거품벌레네 북적북적 거품은 / 거품벌레 가족의 이름을 걸고 생산한 / 순 천연 거품이지요. / 조금만 넣어도 깔끔한 결과를 / 얻을 수 있을 거네요. 「거품 가게」 부분
4층은 ‘잡화관’으로 가면 없는 것 빼고 다 있답니다. 혹시라도 1층부터 3층까지 원하는 시가 없었다면 4층에서는 분명 꼭 하나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여기야말로 눈이 희번덕거리게 특이한 가게들이 많거든요. 마지막 5층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면 마음이 탁 트이게 시원한 하늘을 볼 수 있어요. 하루에 한 번씩 하늘을 올려다보면 저 멀리 우주까지 보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