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내가 말한다>
동시집 <고양이와 나무>
다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하여
권영상
동시집 <고양이와 나무>는 2020년 10월 상상 출판사에서 나왔습니다. 저의 스물한 번째 동시집으로 52편의 시가 실렸습니다.
책을 말할 때 그 시대를 떠나서 말할 수 없듯 <고양이와 나무>도 우리가 사는 시대를 담으려고 애썼습니다. 특히 공생에 대하여 고민했습니다.
참새 깃털
하나
길섶에 떨어졌다.
오늘 밤
요만큼
참새가 추워하겠다.
-깃털
나도 소중하지만 내가 소중한 만큼 타자도 소중하지요. 세상이 모두 함께 따뜻이 살아가려면 약자의 마음을 헤아리거나 보살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공생의 가장 기초적인 심성이 아닐까 싶어요.
바람도 없는데
풋감이 떨어진다.
엄마, 감나무는 왜 아까운 풋감을
자꾸 떨어뜨리지요?
얘야, 내 거라고
다 가질 수는 없는 법이란다.
-풋감과 감나무
누구나 소유하지 않고는 못 삽니다. 그러나 그 소유도 꼭 필요한 만큼이어야 타인도 소유할 수 있습니다. 나 혼자 많이 가져야 행복한 게 아니고, 다 함께 필요한 만큼 가질 때 세상은 행복을 넘어 아름다워지지요.
땡볕에도
모나지 않고
사과는 둥글둥글 컸다.
거친 바람에도
엇나가지 않고
사과는 한자리에서 곱게 익었다.
장맛비에도
벌컥, 성내지 않고
사과는 안으로 달콤해졌다.
-사과는 둥글둥글
우리는 가진 걸로 자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과처럼 자신이 놓인 자리에서 둥글둥글 완전해지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공생은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동시집에서 나는 대체로 공생이라는 주제를 배경으로 삼았고, 그걸 펼쳐보려 애썼지만 능력의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강원아동문학> 3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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