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동시집 <고양이와 나무>(상상출판사) 출간
동시집 <고양이와 나무>는 저의 19번째 동시집이 되는 셈이니다. 글을 써온 지 41년. 그 동안 동시와 동화집 70여 권을
출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특히 이번 동시집은 저의 동시와 아내의 그림으로 이루어낸 작업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출판사서평
“혼자라고 느낄 때 곁에 두고 싶은 동시집”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몇 명이나 있을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가족이 있다면 외롭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다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없어서다. 권영상 시인의 <고양이와 나무>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마음이 담긴 동시집이다.
가족의 점심 식사 풍경을 보여주는 「두 사람」에서, 아빠가 “점심에 콩국수를 먹었으면 했는데” 아빠의 속마음을 엄마가 알아채고 콩국수를 내온다. “어쩌면 마음이 이렇게 딱 맞을까” 말이 필요 없이 잘 맞는 두 사람이다. 말없이 쓰다듬는 손길에 “강아지 등허리가 점점점 낮아진다.”(「사랑」)는 것도 마음이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친구 달표」에서 달표는 말없이 멈춰 서서 나를 기다려 주고 함께 가주는 속 깊은 친구이다.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그냥!”이라고 대답하면 “그냥!”이라고 이해해주는 친구이다.
내가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달표가 거기 서서 내 대답을 기다린다.
아니, 그냥!
아, 그냥! 그러며
다가간 나와 함께 가준다.
-「내 친구 달표」 부분
마음이 딱 맞는 친구들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주거니 받거니」) 사이좋게 지낸다. “내가 치고, 아빠가 치고// 뻥! 뻥!”(「아빠, 뻥! 치자」) 딱지치기하는 사이에 “아빠”도 “나”의 친구가 된다.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동시집 속에 해법이 있다.
“내 마음이/ 네게로/ 고스란히”(「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와 나무도 서로의 슬픔과 외로움을 이해한다.
어둠 속에 서 있는
나무들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는다.
가지가 꺾여
아파본 적은 있어도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나무들.
야아오오오.
속으로 따라 울어보느라
골목 밤길이 조용하다.
-「고양이와 나무」 부분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나무들이 잘 듣고 있다가 속으로 따라 울어본다. 따라 울어보면서 고양이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러면 나무들의 울음소리는 누가 들을까? 시인이 듣는다. 시인의 눈에는 길섶의 참새 깃털 하나에서 “오늘밤/ 요만큼/ 참새가 추워”(「깃털」)할 것이 보인다. 말해 주지 않아도 분명히 알아주는 시인이 있다. 이 동시집에는 시인의 눈과 귀가 포착한 조용하고 섬세한 마음들이 가득 담겨 있다.
“유난히 외롭고 쓸쓸할 때, 적어도 이 동시집의 목소리만은 그대 곁을 지킬 것”이라는 김태호 춘천교대 교수의 말처럼 권영상 시인의 <고양이와 나무>가 우리 아이들 곁을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