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빈 집에서
권영상
2014. 7. 9. 09:55
빈 집에서
권영상
빈 집 창문 밑에서
나팔꽃 순이
누군가의 손을 기다린다.
그때를 위해 손을 내미는
녹슨 문고리.
나팔꽃 순이
그 문고리를 덥썩 잡는다.
오랫동안 잡혀본 적 없는
문고리가
나팔꽃 순을 일으켜 세운다.
서로 마주잡은 손 위에
꽃을 피우려나 보다.
햇살이 그리로 모인다.
<어린이와 문학> 2014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