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2014. 5. 1. 18:34

 

 

 

 

빈집

 

 

마을 끝에

외딴 집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외할머니처럼

텅 빈 집.

 

창문 유리쪽도 비어있고,

옷장이며 책상 놓였을 자리도 비어있고

뒤란 장독대도

텅 비어있습니다.

 

엄마를 보고

누구집 아줌마냐고 묻는

우리 외할머니의 기억처럼

낯설고 텅 빈 집입니다.

 

 

 

<시와동화> 2014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