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화요일의 가로수길에서

권영상 2013. 1. 17. 20:43

 

 

화요일의 가로수길에서

권영상

 

 

지금도 일요일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즐겁지.

가끔 화요일의 가로수 길을

걸어가다 보면 문득 그런 기분에 빠져.

저쪽 수, 목, 금, 토요일의 하늘 뒤에서

들릴락말락 낮은 발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을 일요일.

그 소리를 향해 귀를 열면

내 몸은 풀잎처럼 까불까불 까불대지.

시들었던 내 궁둥이가 빼딱빼딱 춤을 추지.

일요일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즐겁지,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