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하얀 조개껍질

권영상 2021. 1. 14. 16:37

 

하얀 조개껍질

-세월호, 그 자리에 서서

권영상

 

 

그 바다가

한결 차분해졌다.

파도소리도 이제 좀 부드러워졌다.

 

그제서야

물밑에 조개껍질 하나 보인다.

 

어른거리는 물결에도

눈에 또렷하다.

 

그 동안 조개는

제 몸을 굴리고 굴려 깊은 바다에서

여기까지 홀로 나왔다.

 

나는 발을 적시고 들어서서

별을 건지듯 조개껍질을 건져

품에 넣는다.

 

 

 

<어린이와 문학> 2021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