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2020. 1. 31. 11:47




전갈

권영상



아주 오래 전

거미는, 골목 거미줄에서 내려와

멀고 먼 사막으로 갔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그곳.


거미는 뜻을 굽히지 않고 걸어가

마침내 전갈이 되었다.


그 후,

사람들이 펼치는 사전 속에

그의 역사가

오롯이 기록되어 오늘에 전한다.



<한글문학> 2020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