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2012. 6. 26. 11:12

 

 

 

 

 

 

 

 

 

 

봄 하늘

              권영상

 

이슬비가 온다.

머리카락에 내려앉아도

도무지 무게를 모를 이슬비가.

 

하늘은

이렇게 가벼운 이슬비도

모두 내려놓는다.

 

집으로 돌아올 때에 보니

비 내리던 하늘이

그림 속 물감처럼 파래졌다.

 

저렇게 하늘이 파래지려고

봄 하늘은

이슬비마저 촘촘촘 내려놓았다.

 

 

 

 

권영상 동시집 <잘 커다오, 꽝꽝나무야>(문학동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