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빈둥빈둥빈둥

권영상 2012. 6. 26. 11:01

 

 

 

 

 

 

 

 

 

 

 

빈둥빈둥빈둥

              권영상

 

바람 부는 날

숲에 가 보면 안다.

나무들이 온종일 빈둥거린다.

빈둥빈둥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논다.

일없는 나룻배처럼

빈둥빈둥 빈둥거린다.

바람 부는 날에는

새들도 바람을 타며 하늘 모퉁이를

빈둥거리며 논다.

 

-그렇게 놀아서 나중에 뭐가 되려고!

 

아무도 그런 말 안 한다.

 

 

 

 

권영상 동시집 <엄마와 털실뭉치>(문학과 지성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