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가슴으로 읽는 동시, 눈사람과 아기
권영상
2017. 1. 19. 09:52
[가슴으로 읽는 동시] 눈사람과 아기
입력 : 2017.01.18 03:03
![[가슴으로 읽는 동시] 눈사람과 아기](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701/17/2017011702768_0.jpg)
눈사람과 아기
권영상
―아저씨, 우리 집에
좀, 놀러 와요!
아기의 말에
눈사람 아저씨가
반가워 묻습니다.
―느네집 따듯하니?
―권영상(1953~ )
눈사람과 아기의 단 두 마디 대화에 따스함이 온몸에 살몃살몃 스민다. 아기는 눈사람 아저씨가 추위에 떨고 있는 게 안쓰럽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주저 없이 '우리 집에/ 좀, 놀러 와요' 초청한다. 눈사람 아저씨는 반갑다. '느네 집 따듯하니?' 현실에선 말도 안 되지만, 어린이 세계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때 묻지 않은 순진함이 마음을 데워준다. 유머러스한 짧은 동시가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이 겨울 누군가를 초청하고 싶
은 맘을 싹틔운다.
겨울은 이래서 좋다. 눈과 눈사람이 있어 좋다. 황량한 벌판을 적시는 눈발은 겨울 선물이다. 빈 겨울 마당은 눈사람이 채워준다. 눈사람은, 깨끗한 어린이가 깨끗한 눈으로 만든 깨끗한 사람이다. 눈사람처럼 깨끗한 사람은 어린이 가슴 속에 산다. 어린이들이 묻는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아저씨들, 먼저 눈사람 한번 만들어 보시지 않을래요?'
겨울은 이래서 좋다. 눈과 눈사람이 있어 좋다. 황량한 벌판을 적시는 눈발은 겨울 선물이다. 빈 겨울 마당은 눈사람이 채워준다. 눈사람은, 깨끗한 어린이가 깨끗한 눈으로 만든 깨끗한 사람이다. 눈사람처럼 깨끗한 사람은 어린이 가슴 속에 산다. 어린이들이 묻는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아저씨들, 먼저 눈사람 한번 만들어 보시지 않을래요?'
(박두순 동시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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