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동시집 '나만 몰랐네' 출간
권영상 동시집 <나만 몰랐네>
문학과 지성사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한 지 30년이 넘는 지금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한국의 동시문학을 이끌고 있는 권영상 시인의 신작 동시집. 시인은 등단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세종아동문학상, 새싹문학상, MBC 동화대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문학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번 시집 [나만 몰랐네]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이나 사물은 언제나 아이들의 친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시인은 노래하고 있다.
목차
[1부 떡잎]
알람
봄
개기 월식
행복
꽃씨
떡잎
겨울 무
팥배씨
비 온 뒤
나팔꽃
[2부 책장을 넘기며]
나무들이 충전한다
책장을 넘기며
소금 한 톨 속에
분꽃
이팝나무
가을 하늘
실도랑 뒤에
기다림
달 뜨는 밤
아빠와 사랑나무
[3부 달팽이의 뿔]
해 질 무렵
망고
서랍
보름달
늙은 호박
달팽이의 뿔
눈 오는 날
이를 던지다
땅콩
그믐밤
[4부 병아리 한 놈]
병아리 한 놈
귀 접힌 책장
언제부터였을까
늦가을
아는 체
이 녀석은 누굴까
엄마한테 잘해 보렴
개울가 모랫벌에서
오동나무의 비밀
그것만 해도 놀라운 일
[5부 배고픈 날]
시간
배고픈 날
부엉이 방귀
아, 창피해!
이름을 붙여 주었다
사과 쪼개기
그러느라
뭐라 뭐라
연필
새가 없는 하늘이라면
[6부 감잎 손금]
사랑
엄마가 없는 밤에
다음에
감잎 손금
저수지 물은
눈 내린 날 밤
할아버지 떠나신 날
쌀뜨물
엄마의 낮잠
나만 몰랐네
비 온 뒤
권영상
길 웅덩이에서
목욕을 한다.
그 목욕물을 채워 주려고
간밤
비가 내렸다.
나팔꽃
권영상
나팔꽃이
기어코
처마끝까지 올라갔다.
저 하늘 낮달에
매ㅔ달릴 모양이다.
손을 뻗져 올리는 것 좀 보아.
아니,
그 손을 잡으려고
기우뚱하는 낮달을 좀 보아.
책장을 넘기며
권영상
먼 숲에서
바람을 키우던 나무가
한 권의 책이 되어 내게로 왔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 책갈피 속에
그ㅡ 바람이 숨어 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일어나는 바람
내 마음의 숲을 기우려고
깊고 푸른
바람으로 되살아난다.